닛산 내연차 미국 공장직원 2000명, 전기차 교육

일본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문인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완성차 무게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기존 직원을 재교육, 전기차 전문인력으로 양성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닛산자동차가 오는 2025년까지 미국 공장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 전기차 생산에 특화된 인재로 전환한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생산 개시에 앞서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시킬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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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관련 엔지니어·개발자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자급화' 전략이다. 전기차 생산에는 배터리, 모터 등 고전압 부품을 다루는 공정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주별로 규정한 전문 자격을 보유한 인력만 생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닛산차는 미국 주정부와 연계해서 직원들에게 자격 취득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한편 차량용 소프트웨어(SW)의 간단한 수정 작업, 프로그래밍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전기차에 최적화한 공장 설비를 갖추고, 인력 재교육에 총 5억달러(6187억원)를 투자한다. 향후 전기차 생산량 확대에 따라 미국 이외 다른 생산거점으로 재교육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국에서는 내연기관차에서 차체나 부품을 개발했던 기술자를 전기차용 SW 개발자로 전환한다. 이들은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별도의 훈련 시설에서 3개월 이상 SW 개발 지식을 학습하게 된다. 닛산차는 올해 말까지 일본 내 개발 인력의 10%인 500명을 전기차용 SW로 전환 배치한다.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사도 전기차 특화 인력 확보를 위한 재교육에 나선다. 야마하모터는 오는 2024년까지 1200명 규모의 전기차용 부품 개발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700명을 기존 엔진 부문에서 근무한 기술자를 재교육한 인재로 채운다.

토요타자동차의 부품 계열사 덴소는 앞으로 3년간 엔진 부품 기술자 1000명을 전기차 SW 부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재교육을 위한 사내 강좌를 마련, 6개월간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집중적으로 학습시켰다. 2025년까지 재교육과 신규 채용을 합해 전 세계 지사와 지점에서 근무하는 SW 개발자를 현재 대비 20% 늘린 1만20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해서 공급·수요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몸값이 치솟은 SW 개발자는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치열한 쟁탈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대비 7배 증가한 약 3300만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