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도 뛰어든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블루오션' 주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CGT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 삼성, SK, CJ 등 대기업을 비롯한 바이오 업체 투자가 집중돼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성한 바이오 벤처 투자 펀드(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최근 첫 투자처로 미국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인 재규어 진 테라피를 낙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라스미드DNA(pDNA), 바이럴벡터 등 다양한 CGT 생산이 가능한 '멀티모달' 공장을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CGT 바이오텍 지분 투자 가능성을 언급하며, CGT CDMO 사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SK그룹은 지난해 프랑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CGT CDMO인 CBM에 3억5000만달러를 넣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CJ그룹도 CJ제일제당을 통해 네덜란드 소재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인수하며 CGT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이 밖에도 차병원·바이오그룹은 30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세계 최대 규모 CGT CDMO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메디포스트는 지분 매각을 통해 유치한 1400억원 규모 투자금 중 850억원을 CGT CDMO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세포치료제는 세포를 체외에서 증식하거나 특성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제조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자 조작을 이용, 치료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 안으로 주입해 유전자 결함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최근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는 한 번 투약 비용이 4억~5억원에 이르지만 암세포만 특정해 공격하는 맞춤형 치료제로 1회 투약만으로 효과를 내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바이오젠의 근위축증 RNA 치료제 '스핀라자', 노바티스 근위축증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 길리어드 림프종 CAR-T 세포치료제 '예스카타' 등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CGT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항체의약품이 주도 중이지만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에 CGT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CGT 시장은 2021년 약 74억7000만달러에서 2026년 약 555억9000만달러로 연평균 49.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유전자치료제, CAR-T 세포치료제 등 혁신 치료제 개발 경험은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제조 분야부터 진입해 CGT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CGT 개발 경험과 재정 투자가 부족한 국내의 경우 개별 기업 역량만으로는 단기간에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면서 “과감한 R&D 투자와 더불어 유망 기술을 외부에서 도입하거나 핵심 기술과 임상 노하우를 보유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