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소통]<5>가상자산 콘텐츠, NFT 열풍

[박영락의 디지털소통]<5>가상자산 콘텐츠, NFT 열풍

대부분의 콘텐츠가 디지털 영상과 이미지의 형태로 저장·유통되고 있는 오늘날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장은 건강한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이다. 또 창작물이 쉽게 복제될 수 있는 만큼 '원본'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이때 대체불가토큰(NFT)이 바로 '원본 증명서' 역할을 한다. 이는 곧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인정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러한 NFT 거래의 응용 버전으로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생산하고 이를 암호화폐로 사고파는 '크립토키티' 게임도 등장했다. 이처럼 NFT는 누구에게나 창작의 기회가 보장되고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지는 '프로슈머'(Prosumer:생산적 소비자) 시대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디지털 소통 효과를 분석한 결과 NFT의 개념이 화두에 오르면서 패션, 게임, 엔터테인먼트업계는 물론 B2B 업계에서도 NFT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의 다양한 브랜드에서도 이와 관련한 마케팅을 시작하며 NFT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사전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쎄타랩스와 협력해 갤럭시S22 및 태블릿 S8 예약 구매자에게 NFT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NFT 박스에 어떤 품질의 디지털 콘텐츠가 담겼는지 알 수 없고, 금전적 가치 역시 보장되지 않음에도 해당 NFT를 발급받을 수 있는 링크가 포함된 문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최대 10만원에 거래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다.

SK텔레콤과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협업해 만든 갤럭시 S22 스마트폰 개통 이벤트용 T우주 NFT와 피치스 NFT.
SK텔레콤과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협업해 만든 갤럭시 S22 스마트폰 개통 이벤트용 T우주 NFT와 피치스 NFT.

또 SK텔레콤과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협업해 '갤럭시 S22 스마트폰 개통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2000명에게 T우주 NFT와 피치스 NFT를 지급한다는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와 함께 NFT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사로잡고 있다.

인기 NFT 아티스트인 레이레이와 컬래버한 CU의 NFT 화이트데이 히어로
인기 NFT 아티스트인 레이레이와 컬래버한 CU의 NFT 화이트데이 히어로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NFT 작품을 선보인다. 인기 NFT 아티스트인 '레이레이'와 컬래버레이션한 해당 NFT 작품은 '화이트데이 히어로'라는 주제로 출시되며, CU에서 상품 구매 시 받는 응모권을 통해 원하는 작품에 응모할 수 있다. 각각의 NFT 히어로 캐릭터에는 작가가 부여한 흥미로운 스토리가 설정돼 있고 캐릭터성을 극대화한 동작으로 대중에게 유쾌한 공감과 친밀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는 CU가 편의점 주 이용고객인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아진 NFT에 대한 관심을 파악하고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NFT를 프로모션에 활용, 호평을 받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제너시스BBQ가 최초로 NFT 사업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발행한 마스코트 캐릭터 '치빡이'의 NFT를 이벤트 참여자 1만명에게 증정할 계획을 밝혔고, 큰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 17일 5000개를 선발행했다. 그 결과 '치빡이' NFT는 단박에 최고 40만원선에서까지 거래되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치빡이 NFT가 있는 소비자에게는 매장 방문 시 치킨 할인 혜택을 주는 등 멤버십 프리미엄 혜택도 고려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NFT 콘텐츠 구매 프로모션을 적절하게 녹여 내고 있다. 이처럼 NFT를 활용한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벤트를 통해 고객층의 유입까지 노리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한 NFT 피규어.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한 NFT 피규어.

롯데홈쇼핑은 세계관이 '일상 속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해 NFT 피규어 제작 및 NFT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디지털 소통과 글로벌 브랜드 강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날로 진화해 가면서 새로운 콘텐츠는 주목받기 마련이다. 분석 결과 최근 NFT 콘텐츠를 발빠르게 마케팅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NFT의 신선함이 남아 있을 때까지만 유효하다. NFT 기술의 심층적인 부분까지 들여다보는 고민, NFT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NFT를 통해 브랜드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NFT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 실행계획이 중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이제 그 출발점에 서 있다.

박영락 (사)한국인터넷소통협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sns@kico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