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분리)'을 놓고 국회에서 치열한 싸움이 예고됐다. 최악의 경우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때 벌어졌던 '살라미 국회(단기 본회의 연속 개최)' 사태가 재현될 전망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예정됐던 캐나다, 미국 출장을 보류했다. 국회의장실은 20일 알림을 통해 “외교 경로를 통해 방문 국가에 양해를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수완박' 관련 논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다음달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 검수완박 관련법 개정안을 공표하는 것이 목표다. 민주당은 국회 처리를 위해 회기 쪼개기를 동원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의한 합법적 의사방해)에 대항해 회기를 쪼개 본회의 종료 직후 다시 본회의를 개최하는 살라미 전술을 계획하고 있다.
살라미 국회는 회기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을 종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표결로 처리하는 국회법 조항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검수완박 논란은 여야 갈등을 넘어 당 내부 분란으로 확전됐다.
민주당 내에선 탈당으로 현재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의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이 퍼지며 논란이다. 양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번 (검수완박) 법안이 이런 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표결과 의사 결정에 앞서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고 했다.
양 의원은 최근 사보임으로 국회 법세사법위원회에 소속된 인물이다. 법사위 유일한 무소속 의원으로 검수완박 관련법이 안건조정위로 넘어갈 경우 처리여부를 가늠할 캐스팅보트를 쥔다. 이와 관련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탈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민 의원은 법사위 소속으로 안건조정위 무소속 할당에 양 의원이 아닌 민 의원이 참여하는 방안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선 합당을 진행 중인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검수완박을 지지하고 나서 균열이 발생했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권은희 의원이) '원내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양당의 합의정신에 균열을 가게 만드는 행태는 말 그대로 몰염치하다”면서 “권 의원으로 인해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되고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면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