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커지면서 건기식으로 오인하기 쉬운 식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에게 흔히 알려진 '유산균' 함유 식품은 건기식과 혼동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제품은 건기식이나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허가받지 않았지만 유산균을 연상하는 제품명을 쓴다거나 특정 기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을 표시한 곳도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카-콜라사는 혼합음료 '토레타' 신제품인 '토레타 더(THE) 락토 요구르트맛'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산균사균체를 0.001% 함유하고 있다. 락토(Lacto·우유)는 유산균 대표 균주 중 하나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를 줄인 말로 통상 유산균으로 인식되는 표현이다. 코카-콜라사 역시 해당 제품 내 유산균 함유량이 극히 미량이지만 제품명에 '락토'를 넣어 기능성을 기대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제품명에 정관사 'THE'를 '락토' 앞에 넣어 관련 법상 표시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산균은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거나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능성을 암시하는 문구를 표시한 업체도 있다. 종근당건강은 유산균 대표 브랜드인 '락토핏'의 서브 브랜드로 '락토조이'를 내놓고 유산균 함유 일반식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락토핏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종근당건강은 락토조이가 일반 식품 브랜드지만 제품 겉면에 'by 락토핏'을 넣어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락토조이 오늘비움' 혼합음료의 경우 제품 겉면에 '섭취시 주의사항'을 표기하면서 '섭취 후 빠르게 신호가 올 수 있으니 주의를 바란다' '과량 섭취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란 문구를 넣었다. 이는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거나 변비 해소 등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혼동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해당 제품은 대가를 제공하고 체험 후기를 작성하는 블로그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쾌변음료'나 '다이어트 음료'로 광고되고 있다. 이 제품은 유산균배양분말 0.1147%를 함유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식품에 '다이어트' '장 건강에 도움' '면역력 증가' 등으로 광고해 건기식으로 인식하게 한다거나 '변비' '피부염' 등 특정 질병에 예방·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면 관련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유산균 함유 식품 다수가 건기식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고 사실과 다른 정보가 혼재돼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제품은 광고나 표시 상 시정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