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예스티가 국내 최대 규모 그린수소 생산 실증에 참여한다. 높은 효율과 작은 설치면적 등으로 경쟁력을 갖춘 음이온교환막(AEM) 방식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을 추진한다. 예스티는 이번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향후 수전해 설비 검사 기준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수소 생산기술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예스티는 산업통상자원부 '10㎿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 사업'에 참여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도 구좌읍 동복리 일대에 AEM 방식을 비롯한 네 가지 방식 수전해 장치를 설치해 그린수소 생산을 실증한다. 총 12.5㎿ 규모로 수전해 설비를 설치해 연간 1000톤 이상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현재 상용화를 추진하는 모든 방식 수전해를 실증한다. 한국남부발전 주관으로 예스티를 비롯해 할로하이드로젠, 선보유니텍, SK에코플랜트, 지필로스 등 국내 대표 수전해 기업과 관련 기업이 참여한다.
예스티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서 AEM 방식 수전해 기술을 실증한다. AEM 방식은 기존 알칼라인 방식과 양이온교환막(PEM) 방식 장점을 취합한 기술로 차세대 수전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작은 설치면적으로 높은 효율을 내면서 원료도 비싸지 않다.
나경택 예스티 수소사업부 이사는 “기존 PEM 방식은 백금·이리듐 같은 귀금속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원가가 많이 들고, 알칼라인 방식은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지만 재생에너지 변동성과 소형화를 하지 못한다”면서 “AEM 방식은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소형화 할 수 있고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예스티는 수전해 기반 '350기압(35㎫)급 S-HRS(Simple Hydrogen Refueling Station) 개발 및 실증' 사업에도 참여한다. AEM 수전해로 현장에서 수소를 생산해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S-HRS는 20피트(ft) 컨테이너 크기로 AEM 수전해를 기반으로 해 수소 생산, 저장·충전까지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지게차 등 중장비부터 차량에 이르기까지 수소 모빌리티 분야 충전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예스티는 이번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실증 사업과 S-HRS 개발·실증 사업 참여를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그린수소 생산 장치 사업을 벌인다. 세계 최초로 시행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에 관한 법률(수소법)'에 근거한 '수전해 설비 제조의 시설·기술·검사 기준(KGS 코드 AH271)' 등에 부합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통한 국산화를 이룰 계획이다. 검사 기준 코드인 AH271는 수전해 설비에 대한 안전성 등을 위한 검사 기준이다. 수전해 검사 기준으로는 세계 최초다.
이외 다양한 사업 분야에 그린수소를 적용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유독 가스 처리용 LNG 스크러버 주연료를 수전해 수소 생산장치를 이용해 생산된 수소로 대체한다.
예스티 관계자는 “수전해 장치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