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월풀과 2조원 넘는 매출 격차로 우위를 보였다.
26일(현지시간) 월풀은 2022년 1분기 매출 49억2000만 달러, 영업이익 4억6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25.5% 하락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8%), 유럽·중동·아프리카(-7%), 아시아(-31%) 등 중남미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하락했다.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분기 월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수요를 타고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134.9% 성장했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선두를 두고 경쟁하는 LG전자는 1분기 생활가전(H&A)부문에서 8조원 안팎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월풀은 5조9284억원(1분기 평균환율 적용)에 그쳐 LG전자와 2조원 이상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분기 최대 격차인 9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LG전자가 글로벌 생활가전 1위에 오른 지난해 양사 매출 차이가 약 2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로 매출 격차를 벌렸다.
LG전자 일등공신은 '오브제컬렉션'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가전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전 수요가 폭발하면서 성능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를 내세운 '오브제컬렉션' 판매도 덩달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라는 새 바람을 몰고 온데 이어 스타일러, 건조기, 식물재배기 등 신가전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매출 다각화를 꾀했다. 상대적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전통 대형가전에 집중한 월풀과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다.
매출 절반 이상이 북미 지역에 집중된 월풀과 달리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을 포함해 중남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고르게 공략한 것 역시 매출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월풀과 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에어컨 등 계절가전 판매가 집중된 데다 오브제컬렉션 라인업 판매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LG전자 H&A사업본부가 역대 최대치인 29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월풀 역시 지난해 25조1702원보다 성장한 26조34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전자와 2조원 이상 격차로 2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전통가전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월풀 생활가전 부문 매출 추이(자료: 각사 공시 내용 및 증권가 추정치)>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