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면제 걸린 아시안게임 LoL 국가대표 선발 6월에나

군면제 걸린 아시안게임 LoL 국가대표 선발 6월에나

사상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e스포츠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국가대표 선발이 6월까지 미뤄진다. 대한민국 올림픽·아시안게임 도전사 통틀어 '지도자 예비명단 제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영향이다.

26일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LoL 종목 지도자 예비명단을 5월 첫째 주까지 대한체육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규정에 따라 공개 모집 방식으로 복수로 명단을 꾸린 후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력 향상 위원회에서 지도자를 선임하는 과정을 거친다. 국가대표 파견 종목에서 감독 부재에 지도자 예비명단을 꾸린 경우는 처음이다.

지도자를 다시 선정하고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선수 선발절차를 다시 밟으면 이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초에나 국가대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5월초 선정 계획에서 한 달 가량 늦어진 셈이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지도자 이탈과 팬 반발 영향이다. 당초 협회는 대한체육회 요구에 따라 4월초 예비명단을 발표하고 평가전을 통해 파견할 선수 6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축구, 야구, 농구와 마찬가지로 선수를 차출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협회는 개인 기량이 뛰어난 예비명단 10인 중 평가전을 통해 최고 조합을 구성하기 위해 합숙훈련을 계획했다. 포지션별 최고 실력 선수를 선발해 최고 팀을 구성하는 것이 전력상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경기력 향상 위원회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선발 방법을 문제 삼았다. LoL이 팀웍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손발을 맞춰온 기존 팀을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 팀을 선발하는 건 컬링같이 호흡이 중요한 종목에서 사용하는 선발 방식이기는 하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은 컬링 대표를 차출 방식으로 뽑는 등 절대적인 방안은 아니다.

여기에 국가대표에서 탈락할 4인이 느낄 상실감을 우려하는 의견과 일정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달 2일 끝난 스프링 시즌과 5월 11일 미드시즌 인비테이션 사이 비시즌기가 얼마 되지 않는데 평가전 등으로 선수들 육체와 정신 컨디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기성 스포츠 모두 비시즌에 관련 활동을 진행하는데 유독 e스포츠에서만 잡음이 생긴 것이다. 결국 협회는 평가전을 연기했다. 이후 김정균 국가대표 감독은 일정과 선발 방식에 대해 비판하고 감독직 사임 의사를 한국e스포츠협회에 전달했다.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에서 선발부터 일정이 미뤄지는 등 홍역을 치르자 원인을 찾아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기성 스포츠와 다르게 팬이 관람자, 응원자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게임을 즐기며 동질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성 스포츠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요구와 불만을 유난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를 검토하고 수용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