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클린 프로그램' 운영... '성지' 줄고 로드숍 수혜

KT 애드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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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휴대폰 유통망 '클린 프로그램' 운영으로 이용자 차별 해소에 나섰다. 소수 온라인 '성지점' 등에 쏠림이 컸던 타깃형 판매 장려금을 축소하고 적정한 단가 운영을 권고, 판매 채널별 스마트폰 실구매가 차이를 최소화했다. 일반 대리점 판매 성과가 개선되는 등 시장 자정 효과와 함께 소비자 후생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KT는 최근 건전한 유통환경 구축과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클린 프로그램'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했다. 담당 영업부서와 유통망 내 의견을 취합, 제도 보완 후 지역본부로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다. KT 클린 프로그램은 기존 유통점별로 차등 책정되던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자율정화 가이드에 맞춰 일괄 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등 최신 스마트폰에 대한 과도한 불법·초과 지원금으로 '0원폰'까지 등장하는 등 혼탁 양상이 심화되자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해 도입됐다.

당초 공짜폰과 파격 단말 할인을 전면에 내세운 성지점 마케팅이 축소되면서 판매 실적 하락 등 내부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범 운영 기간 판매량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성지점으로만 집중되던 고객 내방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동네 대리점·판매점으로 확산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상권과 시간대별 판매 정책이 상이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이용자 차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판매점별 정책 차이를 없애 유통망 내 신뢰 회복으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온라인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성지점'은 동네 대리점·판매점 등 일반 매장에 비해 높은 판매 장려금을 지원받아 '0원폰' '공짜폰' 마케팅을 펼쳤다. 이통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에 따라 타깃 고객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한 불법 영업 행위와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최근 정부 제재와 이통사 자율정화 활동을 통해 통신 시장이 기기변경 중심으로 변화된 이후에도 대리점 간 내부 단가 경쟁으로 적지 않은 이용자 차별과 부작용이 나타났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가 자정 활동을 통해 판매 채널별 장려금 차등을 줄이고 이용자 차별을 줄이려 하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통시장 전반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이용자 후생이 확대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