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SK온이 중국 배터리 기업에 대응할 초격차 기술로 소재와 공정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리튬인산철(LFP)에 직접 대응하는 대신 주력 품목인 리튬이온계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높이면서 초급속 충전과 같은 혁신으로 승부를 건다.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자신문사 주최로 열린 '배터리 데이 2022'에서 SK온과 삼성SDI는 양극재·음극재와 공정 고도화를 통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중국을 뛰어넘겠다고 밝혔다.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를 없애면서 음극재 혁신을 통한 원가경쟁력을 갖춘다. 중국산 LFP 배터리가 쉽게 구현하지 못하는 에너지 밀도 향상과 초급속 충전 기술로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익규 삼성SDI 연구소 소재개발팀장(부사장)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LFP 배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기존 삼원계 특성을 살린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에다 빠른 충·방전 성능 구현 등의 강점을 더욱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SK온 부사장도 “SK온은 업계의 독보적인 코팅 공정 기술과 배터리 내부 이온이 빠르게 직진해 이동하는 기술, 소재 입자를 줄이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차 '아이오닉5'를 통해 높은 에너지 밀도와 초급속 충전 성능까지 동시에 입증한 만큼 이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재 90% 수준의 양극재 니켈 함량 비중을 2~3년 내 97%까지 올리고 이후 독자 개발한 무음극 구조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까지 경쟁사보다 앞서 내놓을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가격 비중이 높은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코발트 프리' 양극재도 개발한다. SK온 역시 소재·공정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수년 내 출시할 계획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 초급속 충전이 어렵고, 반대로 초급속 성능을 높이면 에너지 밀도 확보가 어려운 현재 기술을 소재와 공정 혁신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SK온과 삼성SDI는 현재 600Wh/L 수준의 삼원계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2~3년 내 800Wh/L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현재 중국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격차를 20~30%에서 40% 이상으로 크게 벌리는 게 목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