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를 사실상 끝마쳤다. 삼성SDI는 리튬 메탈 소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최대 난제로 꼽히는 '뾰족한 돌기' 생성을 무음극 구조로 개선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익규 삼성SDI 연구소 소재개발팀장 부사장은 27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배터리 데이 2022' 기조연설에서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열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경기 수원 SDI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방향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대안으로 제시한 건 무음극 구조다. 이 구조는 삼성SDI가 독자 개발한 리튬 금속(메탈) 소재를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 제조 방식이다. 리튬 메탈 기반의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 석출을 무음극 방식의 초박막 '은탄소 복합체'(Ag-cabon)를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리튬 메탈 전고체 내부에서 리튬이 공기와 만나 폭발하는 특성을 억제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특허 기술을 토대로 리튬 메탈 소재 자체 개발과 무음극 제조 방식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를 핵심 라인업에 넣겠다는 방침이다.
최 부사장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630Wh/L 수준이지만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로 안전성을 극대화하면서, 리튬 메탈 기반의 에너지 밀도를 800~900Wh/L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 부사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로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이뤄 '진정한 1등 기업'으로 우뚝선다는 목표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하이엔드·로엔드 배터리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유럽 완성차와 같이 고급 전기차로 승부하는 고객사에는 니켈 94%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에 실리콘탄소복합체(SCN)을 혼합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완성차와 같이 저가의 전기차에는 리튬 인산철(LFP)와 대응해 코발트를 제거하면서 니켈과 망간을 주로 쓰는 'NMX'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