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원격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의 효용성이 커지면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따른 것이다.
온라인 진료 서비스 이용자도 폭증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진료 이용 건수는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원격의료에 대한 장벽이 낮아진 탓이다. 이 같은 추세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올해 2월 월간 진료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배나 폭증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원격의료 환경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본은 이미 1997년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한 이후 2000년 이후 수 차례 고시 개정을 통해 원격의료 허용 범위를 넓혔다. 올해부터는 초진 환자의 온라인 진료까지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온라인 진료 항구화를 추진한다. 원격의료 시장과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미진하다. 약 배송 문제를 놓고 의료계의 내부 갈등이 여전하고, 의사단체 역시 온라인 초진 허용 등 서비스 활성화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곧 출범할 새 정부도 입장이 모호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원격의료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를 추진하겠다고는 했지만 사회적 합의 없는 규제 완화는 허울일 뿐이다.
다만 최근 의사협회가 원격의료에 대해 1차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는 소식이다. 이제 규제 완화와 함께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을 풀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늦었지만 속도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