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첫날 말의 전쟁… “비리 만물상” vs “발목 잡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제대로 맞붙었다.

국회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야는 인사청문회 직전에 열린 지도부 회의 때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후보자들을 보니 인사청문 명단이 아니라 수사 대상자 명단이다. 전관비리·병역비리, 부동산·재산 증식, 탈세, 업무추진비 논란, 아빠찬스 등 범죄 혐의로 가득 채워진 '비리 만물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를 '발목잡기'라고 받아쳤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자료와 근거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발목잡기식 검증이나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본격적인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한덕수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력과 월세 선입금 논란, 배우자 그림 판매 의혹 등을 지적했다. 원희룡 후보자를 향해서는 오등봉 특혜 사업과 법인카드 의혹을 꺼냈다. 박진 후보자는 장남의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 근무 이력에 대한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국민의힘은 엄호에 나섰다. 전주혜 의원은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 건수가 1699건이다. 그럼에도 한 후보자가 어느 정도 성실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옹호했다.

정진석 의원은 “박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알고 있는 내용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대신 해명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