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국정을 이끌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도덕성 논란을 씻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추가 낙마와 함께 임명과 관련 여야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는 지난 2일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첫날에는 한 후보자와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박진(외교부)·원희룡(국토부)·박보균(문체부)·한화진(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튿날에는 이종호(과기부)·정호영(복지부)·이상민(행안부) 장관 후보자가, 4일에는 조승환(해수부)·이종섭(국방부)·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검증대에 섰다.
전반적으로 청문회에서 정책보다는 도덕성 검증에 치우쳤다. 후보자들 역시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관련한 전관예우, 고액 고문료 등의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능력 부족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김앤장은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인공인 옥시의 법률대리를 맡았다. 전 국민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건을 몰랐다는 건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일 열린 정호영·이상민 후보자 청문회는 충돌 끝에 파행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자녀의 의대 편입학 과정을 둘러싸고 이해충돌·특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이 후보자 역시 비슷했다. 자녀가 고등학생 때 이 후보자가 근무하던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턴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후보자의 딸은 국회·외국계 제약회사 등에서 인턴 활동을 해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술 접대 논문 심사' 의혹까지 떠오르자 인사청문회 전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민주당의 협력이 필수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9일 열린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하자가 생각보다 컸다. 현재로서는 만족스럽다는 평가하기 어렵다”며 “(윤 당선인의) 인재풀이 빈약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물밑에서 민주당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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