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올해 1분기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긴축과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1분기 세계 벤처투자 시장이 1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CB인사이츠는 1분기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펀딩 규모가 전 분기 대비 19% 감소한 1439억달러(약 182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투자 시장인 미국에서도 1분기 투자는 감소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1분기 미국 벤처투자 규모는 707억달러(89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5.9%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8.2% 줄었다.
세계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된 것은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 작용한 영향이 크다.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줄이는 것도 투자 감소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1분기 세계 IPO와 스팩 합병이 전 분기 대비 40% 감소했다. 주요 투자회수 창구 가운데 하나인 IPO가 감소하면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벤처투자 감소에도 국내 투자는 호조를 보였다. 중소기업벤처부는 1분기 벤처투자와 펀드결성이 나란히 2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2조827억원, 펀드결성 실적은 2조5668억원이었다. 1분기에 투자 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1분기 투자가 최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역대 최대 펀드가 결성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 위축 분위기가 조만간 국내까지 영향을 미치면 투자 분위기는 변할 수 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글로벌 주요 경제 지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장사는 물론 비상장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 가치 평가에도 일부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