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스타트업, 일본 B2C시장 노려야”

국내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 기업간거래(B2B) 분야보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가 더 유리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배승호 PPB인터내셔널 대표는 “일본은 B2B 분야에 돈이 몰리는 반면 B2C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하다”며 “한국은 B2C 분야 스타트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어 일본 진출 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식주 플랫폼, 여행 플랫폼, 풀필먼트 테크, 블록체인 등은 일본 시장 공략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스타트업 투자 분석 업체들(The VC·Initial)에 따르면, 한국은 투자금 유치 상위 20개 스타트업 중 B2C 업종(쿠팡·크래프톤·우아한형제·야놀자 등)이 16개로 대다수인 반면 일본은 B2B 업종(코발렌트머티리얼·스파이버·에리파워 등)이 14개에 달했다.

배 대표는 “한국이 일본보다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노베이터(innovator)층이 더 두터운 반면 일본 법인수가 한국보다 많은 점 등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일본 와세다대와 중국 북경대를 졸업하고, 일본 벤처캐피털(VC)에서 4년여간 투자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년 2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컨설팅하는 PPB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그는 “대입 당시 미국 시장보다 아시아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한·중·일 역학 관계를 고려했을 때 시장규모가 큰 중국보다 한일 간 교류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마이너리티(비주류·Minority)'로 살던 그는 2016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보고 마이너리티와 메이저리티(주류·Majority)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배 대표는 “우리가 비주류로 여겨지던 것이 사실은 주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선 마이너리티인 스타트업 역시 향후 메이저리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PB인터내셔널은 일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일본 시장 및 니즈 조사 △얼라이언스(제휴) 및 인수합병(M&A) 컨설팅 △온보딩(on-boarding) 프로세스 등 팀빌딩 지원 등을 수행한다. 배 대표는 “로그프레소, 레뷰코퍼레이션, 플링크 등에 일본 시장 동향 조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배승호 대표는 정확한 시장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교재를 일본에 수출하려는 업체가 있었는데, 일본은 아직 인쇄물 교재를 위주로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막연하게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팩트를 기반으로 한 시장 조사가 필수”라고 말했다.

배승호 PPB인터내셔널 대표.(PPB인터내셔널 제공)
배승호 PPB인터내셔널 대표.(PPB인터내셔널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