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버티컬·오픈마켓' 앞세워 성장 속도 올린다

e커머스 시장 '성장 완화' 국면
백화점 등 비용 떠안아 손실 커져
거래액 지표 상승에 집중하기로

롯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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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커머스 시장이 성장 완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롯데온 성장세가 주춤했다. 매출과 수익을 다른 사업부에 몰아주는 롯데온 입장에선 거래액 지표를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올해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전략과 오픈마켓 강화로 반등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1분기 롯데온 거래액(GMV) 신장률은 15.0%로 지난해 18.1%보다 3.1%포인트(p) 감소했다. 외부 제휴채널을 제외한 롯데온 순수 거래액의 경우 1분기 성장률이 24.9%로 작년에 48.2%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일상회복으로 비대면 채널 성장세가 한풀 꺾인 탓이다. 롯데 7개사 e커머스 합산 거래액 증가율은 9.5%로,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신장률 11.8%에도 못 미쳤다.

매출과 수익도 부진했지만 이는 거버넌스 조정에 따른 인위적 결과다. 롯데온 내에서 판매된 백화점과 마트 상품의 매출과 이익은 각 사업부로 계상된다. 반면에 롯데온은 마케팅과 물류비 등 비용을 모두 떠안는다. 손실이 커진 것도 판관비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백화점과 마트 사업부 상품이 팔릴수록 롯데온은 적자만 쌓는 구조다.

대신 롯데쇼핑은 롯데온 거래액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e커머스 기업에 대한 기업가치는 수익성보다 거래액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적자 확대를 감수하는 대신 외형을 택했지만 작년보다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

롯데온은 올해 버티컬과 오픈마켓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을 통해 전문성을 높인다. 첫 버티컬 서비스로 선보인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오픈 이후 약 2주간 온앤더뷰티의 일평균 방문객수는 기존과 비교해 40배 이상 늘었으며, 매출도 작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온앤더뷰티 프리미엄 화장품 판매 매출은 대부분 백화점사업부로 잡히지만 롯데온은 신규 고객 유입을 통한 거래액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온은 뷰티를 시작으로 올해 패션과 명품, 리빙 카테고리로 전문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픈마켓도 전략 육성한다. 백화점·마트 상품과 달리 오픈마켓 판매수수료 수익은 온전히 롯데온 실적으로 잡힌다. 올 1분기 롯데온 오픈마켓 매출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7억원 증가했다. 롯데온은 신규 판매자 지원 프로모션을 통해 셀러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분기 롯데온 유효 셀러수는 96.8% 늘어난 3만4013개로 판매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셀러 정산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자체 결제대금예치제(에스크로)도 도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모델이 다른 버티컬 커머스와 오픈마켓을 동시에 운영한다는 점이 롯데온 플랫폼이 가진 장점”이라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쟁력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온 '버티컬·오픈마켓' 앞세워 성장 속도 올린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