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첫날부터 외교·안보 챙기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에서 국군 통수권을 이양 받은 뒤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대비 태세를 보고받았다. 신임 대통령의 첫 업무다.
벙커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윤 정부 관계자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함께했다.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던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등은 영상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용산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임기를 시작한 것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씻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 수위가 올라간 상황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취임일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나 자택에서 합참 보고를 유선으로 보고받은 바 있다.
국가안보실 측은 “윤석열 대통령은 불철주야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했다”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해줄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으로서 군의 지휘권을 보장할 것”이라며 “군은 엄정한 지휘체계를 확립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교에도 총력을 다했다. 우선 용산 청사 5층 접견실에서 미국 경축사절을 접견했다. 미국 측은 축하사절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엠호프와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인기 소설 '파친코'의 한국계 작가 이민진 씨 등을 파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대미 관계 공약으로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를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부터 한국을 방문한다.
이후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만났다. 하야시 외무상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의 회복과 함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왕치산 중국 부주석과 자리를 함께했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이은 2인자로 역대 취임식에 참석한 중국 측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이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역시 이들과의 만남에서 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속히 이른 시일 내에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도 만나 양국의 협력을 모색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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