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게임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로봇과 기능성 게임 콘텐츠를 결합해 노년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콘텐츠 기획 능력 등 인문학과 게임 전문 지식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융합하는 전문교육제도 혹은 시설이 전무해 관련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능성 게임이 고도화됨에 따라 게임, 로봇, 빅데이터 등을 융합해 치매 등 사회문제에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치료제(DTx) 수준 의료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실제 행동과 습관 형성 그리고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이어진다. 임상이나 허가 등 절차가 필요없어 비슷한 개념의 DTx보다 가벼운 수준에서 치매 예방 등에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능성 게임은 로봇과 결합해 치매 예방 훈련을 제공한다. 인지기능을 훈련하고 우울감을 개선한다. 가정 내 돌봄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인지기능 유지, 정서 지원, 사회적 연결, 생활 동기부여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복지관, 병원, 학교, 주간보호센터, 홀로 사는 고령인구 가구 등에서 활약한다.
문제는 기능성 게임 콘텐츠 질이 효과를 좌우하지만 콘텐츠 제작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인재 양성 통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통계청 통계지리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는 898만3296명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자에 진입하면서 고령자 인구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10가족 중 9가족이 자녀와 떨어져 사는데 이들의 사망원인 5위는 치매다. 2020년 기준 국가치매 관리비용은 17조3000억원에 달한다. 개인의 치매비용도 연 2000만원이 넘는다.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기능성 콘텐츠에는 노년에 적합한 2D 구현이 쉬운 유니티엔진이 사용된다. 업계는 유니티 사용 역량을 가진 인력과 로봇 제작, 구동 기술을 가진 인력 그리고 의료 정보를 가진 전문집단은 많지만 이 같은 역량을 가진 인재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핵심은 인간에 대한 이해인데 이는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품귀현상으로 인문학적 소양 대신 기술적 역량에 집중한 제작자가 많아 콘텐츠를 짤 때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는 전문 융합 교육과정이 부족하다. 융합교육을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비전공자를 프로그래머로 육성하는 수준에 그친다. 해외에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융합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 소프트웨어 심리학이 발전했다. 비전공자를 프로그래머로 전환하는 교육뿐 아니라 프로그래머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할 수 있는 융합 교육을 교육과정에 넣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래밍이나 게임 기획이 기술의 화려함, 재미요소를 담고 가느냐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는데 기능성 게임은 결이 다르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툴 사용 능력 너머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