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세계 최대 크기인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처음 내놨다. TCL 자회사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도 처음으로 60인치 대형 OLED 패널을 개발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양산한 LG와 삼성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중국의 공세가 시작됐다. 중국에 1위를 내준 액정표시장치(LCD)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이 절실하다.
10일(현지시간)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2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대형 OLED,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대거 쏟아냈다.
BOE는 전시회에서 95인치 8K OLED 패널을 전면에 내세웠다. BOE가 대형 OLED를 국제 전시회에서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최대 크기인 8K OLED 패널을 내놓고 대형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기술력을 과시한 셈이다. 다만 이 제품은 휘도(밝기)가 최대 800니트로인 LG 제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BOE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대형 OLED 양산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양산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BOE는 전시장 입구에 초대형 마이크로LED를 설치했다. 마이크로LED는 LED 소자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를 말한다. BOE 마이크로LED는 가로 소자는 90㎛, 세로는 120㎛로 파악됐다.
CSOT도 대형 OLED를 공개했다. CSOT는 65인치 8K OLED 패널을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잉크젯 프린팅 공정 기술로 제작됐다. OLED 발광 재료를 잉크젯 프린터처럼 기판 위에 찍어내는 방식이다. CSOT는 모바일용 중소형 저온 다결정 산화물(LTPO) 방식의 OLED 패널도 대거 전시했다. 애플 아이폰 공급망 진입을 노린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자리에 오른 중국이 대형 OLED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천문학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기업에 토지 무상 지원에다 제조설비 보조금 지원, 법인세 감면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은 불과 1~2년 새 중국 대형 OLED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대형 OLED 시장에서 한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아직 있지만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기는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권장혁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 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기업이 적자를 냈을 때 보조금을 지원할 정도로 엄청난 혜택과 지원을 쏟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워 기술 격차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