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지난 1990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연 이후 32년여 만이다.
17일 주요 외신은 맥도날드가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지난 3월 사업 일시 중단에 돌입한 이후 2개월만이다.
맥도날드는 현재 현지에서 매각 대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 철수에 따른 손실은 최대 14억달러(약 1조7900억원)로 추산된다.
맥도날드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 위기와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서 러시아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경영관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현재 러시아에서 8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맥도날드가 보유한 러시아 상표권은 유지되지만 각 점포는 브랜드와 로고, 메뉴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맥도날드는 매각 완료 시점까지 러시아 내 종업원 6만2000여명에게 급여를 계속 지불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에게는 이들의 고용 승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맥도날드는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인 지난 1990년 1월 서방국가 패스트푸트 체인점으로는 처음 러시아에 진출하면서 동서냉전 종식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번에는 러시아 시장에서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신냉전시대'를 예고하게 됐다.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의 일시정지·축소, 신규투자 및 개발 연기 등을 발표한 기업은 100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완전 철수를 결정한 기업은 맥도날드를 포함해 310개를 웃돈다. 사업 대부분을 중단했지만 재개 가능성을 남긴 기업은 약 450개, 사업을 일부 축소한 기업은 약 140사로 집계됐다. 사업을 유지하지만 신규 투자·개발을 중단한 기업은 150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