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7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에 내준 수입차 왕좌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들어 BMW는 안정적 물량 확보를 바탕으로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벤츠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30%는 지금까지 벤츠 외에 어떤 수입차 브랜드도 달성하지 못한 점유율이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BMW는 국내에서 2만4701대를 판매했다. BMW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기(24.1%) 대비 5.0%포인트(P) 상승한 29.1%로 역대 최고치다.
1위 벤츠와 시장 점유율 격차는 1.5%P 차이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벤츠는 2만5964대를 판매해 점유율 30.6%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28.3%) 대비 2.3%P 늘어난 수치지만 BMW보단 상승 폭이 적었다.
BMW는 2016년 벤츠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후 지난 수년간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대를 유지하던 BMW 시장 점유율은 화재 리콜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2018년(19.3%)과 2019년(18.0%) 떨어졌으나 2020년 21.2%, 2021년 23.7% 올해 29.1% 등 30% 수준까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BMW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빠른 실적 상승을 보인 것은 독일 본사의 전폭적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한 본사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매달 수입 물량을 안정적으로 배정받은 것이 점유율을 높인 원동력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상반기 전기차 'i4'와 '2시리즈 쿠페' 등을 선보인 BMW는 연내 수익성이 높은 플래그십 대형차 라인업 '7시리즈' '8시리즈' 'X7' 등 신형 모델을 연달아 투입한다.
BMW 판매가 치솟으면서 올해 벤츠와 BMW 합산 시장 점유율(59.7%)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사 쏠림 심화로 나머지 수입차 브랜드들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나머지 40%를 갖고 20개 이상 브랜드가 경쟁한다.
3위권 다툼도 치열하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아우디, 볼보, 폭스바겐이 근소한 차이로 3위를 노리고 있다. 각 브랜드 점유율은 아우디 5.5%, 볼보 5.5%, 폭스바겐 4.9%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