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대중에게 익숙한 '뉴트로(New+Retro)'가 유행이다. 뉴트로는 한 동안 장르 오마주 정도로 여겨졌으나 최근 '레전드 아티스트'라 불리는 1990~2010년대 아티스트 음악 재조명과 복귀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엔터테인&에서는 뉴트로 유행 속 레전드 재조명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에 대해 확인해 본다.
◇방송
레전드 재조명과 복귀를 이끄는 대표 채널은 방송이다. K-팝 아이돌을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휩쓸던 2016~2019년과는 달리 최근 잊혀진 레전드와 음악을 되새기는 디깅 프로그램이 부각되고 있다.

2011년 방송과 함께 10년 이상 장기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KBS2 '불후의 명곡'은 시즌별 특집을 제외하고, 대체로 '전설을 노래하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레전드 아티스트 곡은 물론 이를 표현하는 후배 실력파 가수 역량을 제대로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은다.

MBC '놀면 뭐하니'는 지미유, 유팔봉, 유두래곤 등 유재석의 프로듀서·아티스트 프로젝트와 함께 다양한 레전드의 새로운 활약을 이끄는 발판이 됐다.
싹쓰리·환불원정대·MSG워너비 등 프로젝트 그룹과 함께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활동이 뜸했던 이효리와 비, 2000년대 인기 발라더 KCM, 레전드 보컬그룹 SG워너비 역주행을 이끌어냈다.

또 하나의 레전드 조명 프로그램은 JTBC '싱어게인'이다. 실력파 무명가수를 선발하는 것도 핵심요소 중 하나지만 크레용팝 출신 초아, 레인보우 출신 조현영, 2000년대 인기 록커 중 하나였던 주니퍼 등 당대 레전드나 아티스트의 새 활약을 이끌었다.
MBC '복면가왕' 또한 기본적으로 정체를 숨긴 배우들이나 개그맨, 스포츠 스타 등의 숨겨둔 음악 내공을 보는 프로그램이지만 한때 전설로 꼽히던 아티스트들의 현재 모습을 비추는 근거도 만들고 있다.
◇웹콘텐츠
웹콘텐츠는 콘텐츠 시청 채널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활성화되는 아티스트 복귀 유발 기반이다. 대표적으로 플로나 지니, 멜론 등 음원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중 하나인 디깅 프로그램이 있다. 숨겨진 명곡, 잊혀진 레전드곡 등 다양한 카테고리와 함께 레전드 부활을 독려한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당대 레전드나 화제 인물을 조명하는 스낵형 토크쇼 포맷도 하나의 길이 되고 있다.
인기 유튜브 채널 '근황 올림픽'은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2인으로 구성된 팀이 직접 선정한 당대 대표 인물이나 화젯거리의 현재 모습을 조명하는 콘텐츠로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콘텐츠와 조회 수는 여러 매체 보도와 연결, 일시적인 화제성은 물론 이들의 새로운 활동을 독려하는 발판을 조성하도록 한다.

지난해 화제를 부른 '문명특급-숨듣명'은 철저히 곡에 집중해 현재 K-팝 대표 아이돌이 듣고 자란 레전드 곡을 조명하며, 이들의 새로운 활동 방향성을 열어주는 계기로 기여한 바 있다. 셀럽 크리에이터 콘텐츠 역시 레전드 복귀의 주요한 발판이다. 트로트 가수나 7080세대 아티스트가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며 새롭게 면모를 드러내는 것도 상당수다. 설운도는 임영웅의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저작자로서 당시 제작과정을 담은 자체 메이킹 필름과 함께 기존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았고, 최백호는 지난해 다이아TV의 셀럽 크리에이터 선정과 함께 소통력을 발휘했다.
◇리메이크 음원
리메이크 음원은 레전드 명곡을 되짚는 일반 포맷이지만 최근에는 음원 자체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웹툰, 드라마 등과 연동성을 더하면서 그 위력이 더 커진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극 자체 매력과 함께 극 중 밴드인 '미도와 파라솔'을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명곡 리메이크로 배우는 물론 해당 원곡자와 가수를 조명하는 근거가 됐다. 또 임영웅이 부른 KBS2 '신사와 아가씨' OST '사랑은 늘 도망가' 역시 현재까지 음악차트 최상위에 머무르며 원곡가수 이문세의 흔적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네이버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는 양요섭×정은지 'Love Day', KCM '흑백사진' 등 리마스터링과 리메이크 등을 불러일으키며 해당 곡과 아티스트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레전드 복귀를 촉구하는 콘텐츠는 '뉴트로' 트렌드와 플랫폼 다양화 속에서 점차 여러 갈래로 성숙해지고 있다. 해당 아티스트는 물론 음악계와 대중의 자연스러운 세대 초월 공감을 이끄는 단초가 되고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