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미확인 비행물체(UFO) 공개 청문회를 통해 미확인 비행현상 사례가 400건 보고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열고 미확인 비행현상(UAP) 진상 규명에 대한 조사 상황을 확인했다. UAP는 미군이 UFO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다.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은 이날 “새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UAP 사례는 모두 400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국방부와 다른 정보기관들이 제출한 9페이지 분량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21년 동안 군용기에서 관측된 144건 중 단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체 미확인으로 분류했다. 한 건은 풍선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고보다 250여 건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브레이 부국장은 2000년대 초부터 미국 군사통제 훈련 지역과 기타 영공에서 무허가 및 미확인 항공기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고되는 목격 사례가 빈번하고 지속적이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해군정보국은 보안이 해제된 UAP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항공기 조종석 오른쪽 시야에는 정체 불명의 구형 비행체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브레이 부국장은 "이 물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우리는 UAP가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왔을 것이라는 어떠한 물질적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해당 물체와 통신을 시도한 적도 없고, 통신 신호를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2019년 미 해군 함정에서 촬영된 영상도 공개했다. 야간 투시경으로 촬영한 이 영상은 삼각형의 물체가 점멸하며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브레이 부국장은 이 물체가 ‘무인 항공 시스템’(드론)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차관은 "우리 군인들이 미확인 비행 현상과 마주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UAP는 안보 일반과 비행 안전에 있어 잠재적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그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몰트리 차관은 또 이 문제에 대한 정보 공개와 관련해선 "국방부는 미국인에 대한 공개성과 책임성의 원칙에 전적으로 충실하다"면서도 "우리는 또한 민감한 정보의 보호 의무에 대해서도 유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레 카슨 소위원장은 청문회에서 "UAP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실재한다"며 국방부가 상대적으로 규명하기 쉬운 사례에만 집중하며 정작 규명되지 못한 현상의 근원을 밝혀내는 데에는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의회가 미확인 비행체나 비행 현상에 대해 청문회를 여는 것은 지난 1970년 미국 공군이 UFO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블루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처음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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