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로봇 출시를 앞두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집중하고 있다. 시제품 승인은 마쳤고 본격 양산용 제품 승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부품 협력업계는 새로운 삼성 로봇 공급망관리(SCM)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19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주행 보조 로봇 '젬스 힙(GEMS Hip)' 출시일을 8월로 잡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협력사에 개발 상황과 대략적인 출시 계획을 공유했다.
웨어러블 로봇 초기 물량은 5만대 내외로 알려졌다. 8월 출시가 목표지만 시장 상황과 당국 규제, 승인에 따라 출시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핵심 협력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 사업 1차 협력사 위주로 로봇 SCM을 꾸렸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A는 로봇 설계부터 제조까지 상당 부분 맡게 됐다.
로봇 부품에서 단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감속기는 해외 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속기 분야에서는 일본 기업이 경쟁력이 높다. 로봇용 감속기는 로봇 움직임을 제어하는 '관절' 역할의 핵심 부품이다. 기어를 활용해서 모터 회전 속도를 낮추고 구동력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로봇에 탑재하는 핵심 센서, 반도체 기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은 국내 주요 협력사에서 조달한다.
국내 협력업계는 반기고 있다. 스마트폰과 달리 로봇은 생산 물량이 적지만 부품 단가가 높다.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키워 시장 전망도 밝다. 일부 협력사는 1분기부터 삼성전자 로봇 부품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로봇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가장 빠르게 상용화됐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 따르면 미국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16년부터 매해 21%씩 고성장 중이다.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성장률은 40%를 웃돈다.
특히 삼성전자는 FDA 승인에 방점을 찍고 건강 보험 적용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는 부상당한 상이군인, 노년층 등 웨어러블 로봇 수요가 상당히 높다. 다만 일반 소비자가 수백만 원을 웃도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아 시장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삼성은 목발이나 휠체어처럼 웨어러블 로봇도 의료용품으로 분류되도록 해 건강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1월 'CES 2019'에서 처음으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힙'을 공개했다. 2021년 초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직속으로 로봇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그해 말 로봇 사업화 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로봇을 신사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