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가격 인하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TV 수요가 감소한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박막트랜지스터(TFT) 55형 오픈셀 가격이 장당 104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3%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9개월 연속 내림세다. 2020년 1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같은 기간 소형 품목인 TFT 32형 오픈셀 가격은 1달러 하락한 장당 38달러 전후 가격대를 형성했다.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닛케이는 지난 2020년 여름 LCD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약 2배 급등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구가 늘면서 TV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가 진정세에 접어든 작년부터 가격 하락세를 보인다. 또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LCD 패널 시황을 악화시켰다.
닛케이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DSCC를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동유럽 지역 TV 출하 대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분기 해당 지역 TV 출하량은 1분기 대비 40%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지난달 러시아 시장 대상 TV 출하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TV 출하량도 1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세계 전체 경제활동을 정체시키면서 인플레이션을 가속, 소비자 구매 의욕을 둔화시킬 우려도 있다.
닛케이는 주요 TV 제조사가 시장 수요 감소를 경계하는 한편 LCD 패널 수급 등에 한층 신중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CD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제조사 등은 출하량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사의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PC용 LCD 패널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노트북에 탑재하는 TFT 15.6형의 4월 가격은 장당 33달러 수준이다. 전월 대비 2달러(6%) 하락했다. 데스크톱에 사용하는 TFT 21.5형은 전월 대비 4달러(8%) 싼 장당 49달러대를 형성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