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칼럼]중고차 수출을 미래 먹거리로

[모빌리티칼럼]중고차 수출을 미래 먹거리로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 등 무공해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산업적 생태계가 급변하다 보니 미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진다. 자동차라는 한정된 개념이 모빌리티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먹거리와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노력도 커진다. 전기차로의 전환 등으로 생산 현장에서 일자리가 30% 이상 줄고 새롭게 탄생하는 일자리는 좁아지는 만큼 고민거리가 계속 늘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분야 진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중고차 수출이다. 내수에서 벗어나 수출로 외화를 벌 수 있어 훨씬 의미가 크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 중고차 수출 대수는 연간 40만대 수준이다. 재작년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불황으로 30만대 수준까지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40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앞으로 활성화에 따라 연간 1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공산이 높다.

다만 국내 중고차의 대당 수출 가격은 일본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도 수십 년 된 관행을 따라 컨테이너형 사무실에서 거래하고, 차량을 비포장도로에 세워 둔다. 제대로 된 진단검사 없는 주먹구구식 거래는 분명히 문제가 많다. 구시대적이고 후진적인 문화로 중고차 수출 산업이 축소된 이유는 주관하는 단체는 물론 정부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수 중고차 분야는 국토교통부 소관이지만 수출 중고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한다. 누구도 관심이 기울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전 정부부터 산업부는 통상 분야가 추가되면서 이러한 중고차 수출 영역을 알지 못했고 관련 단체도 없어 불모지로 전락한 상태였다.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실질적 산업화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분명한 것은 중고차 수출은 중고차와 그에 따르는 부품까지 고려하면 적지 않은 영역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른 전문 인력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다. 중고차는 1조~2조원대 시장 형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예전과 달리 국산차는 수준이 크게 오르며 세계 곳곳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까지 최고 수준으로 가격이 올라가면서 글로벌 제작사들도 덤벼들고 있다.

우리 고민도 늘고 있다. 해외 시장 가운데 이미 선진 시장은 탄소 제로 정책 등 국제 환경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중고차 연한이나 주행거리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걸고서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하고 있는 중고차 수출 시장을 능동적으로 분석하고 시장 활로를 뚫어야 한다.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는 국산 전기차 등의 수출 활로는 매우 긍정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물류 한계다. 한진해운이라는 세계 7위 해운사가 5년 전에 파산하면서 현재 국내 물류 담당에 심각한 한계가 오고 있다. 중고차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배조차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애로사항이 크다. 정부가 고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현대적 시설과 소프트웨어(SW)로 무장해서 중고차 수출 산업을 미래 선진형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객관화된 중고차 진단 평가와 원스톱 서비스 체제 구축,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 구성도 필요하다. 이러한 영역 중심으로 분야별 일자리를 늘려서 더 활성화된 선진형 중고차 수출 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최근 한국수출중고차협회가 결성돼 앞에서 언급한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는 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조만간 관련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고차 수출 산업을 무장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길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pskim@daeli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