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역대 처음으로 전면(셀피) 카메라에 한국산 제품을 탑재한다. 중국 기업이 빠지고 한국 업체가 공급사로 선정됐다. 저가형으로 분류됐던 전면 카메라가 고사양화되면서 애플이 카메라 공급관리체계(SCM)에 변화를 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월 출시할 아이폰14 전면 카메라에 LG이노텍 제품을 처음 탑재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애플이 이 내용을 주요 협력사에 통보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14 전면 카메라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애초 애플은 내년 출시 예정의 아이폰15 전면 카메라에 LG이노텍 제품을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일정을 급히 앞당겼다. 중국 카메라 업체의 품질테스트(퀄)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파악된다.
원래 아이폰 전면 카메라는 중국 업체와 일본 샤프가 주요 공급사였다. 전면 카메라는 후면카메라 단가의 3분의 1 수준이다. 저가형 부품으로 취급돼 왔다. 한국 부품업계는 주로 아이폰 후면카메라 공급망 진입을 시도해 왔다.
아이폰14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전면 카메라에 자동초점(AF: 오토포커스) 기능이 추가되는 등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부품 단가가 올라갔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4 전면 카메라는 전작 대비 단가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후면 고사양 카메라 위주로 애플에 공급해 온 LG이노텍은 후면에 버금가는 전면 카메라로 공급량을 늘리게 됐다. 아이폰14 전면 카메라는 LG이노텍, 일본 샤프 등 2개 업체 중심으로 공급한다. 공급 비중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큰 혜택을 입게 됐다. 아이폰 후면에 이어 전면 카메라 핵심 공급사로 떠올랐다. 아이폰14 전면 카메라 수주만으로 조 단위 매출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은 모듈뿐만 아니라 손떨림방지부품(OIS), 카메라용 PCB, 액추에이터 등 일부 핵심 광학 부품을 내재화했다. 지금까지 LG이노텍은 협력업체로부터 광학 부품을 공급받아 모듈로 조립해서 애플에 공급했다.
애플이 최근 카메라 스펙 개선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카메라 부품업계의 수혜도 기대된다. 자화전자 등이 애플 카메라 부품 SCM에 합류하면서 성장이 기대된다. 애플은 이 밖에 여러 국내 부품업계를 적극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