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이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제작해 인체 내 주입된 입자들의 생체분포 패턴을 형광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밝혀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입자크기가 100㎚ 이하인 먼지는 미세먼지의 100분의 1수준의 작은 나노크기 입자로 '나노미세먼지'라고 불리며, 초미세먼지보다 더 인체에 깊숙이 침투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더 작은 입자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국내·외에서도 뚜렷하게 제시한 연구 결과는 없었다.
이번에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을 제작해 생체에 주입한 후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나노미세입자를 기관지로 주입한 후 입자가 폐에 머물러 있는 양을 관찰했을 때, 나노미세입자는 초미세입자와 비교하여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일부는 폐세포 깊숙이 침투하여 혈관을 따라 간, 신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흐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나노미세입자가 다른 장기로 퍼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이틀 안에도 가능한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폐기관 내 존재하는 면역세포에는 나노미세입자가 4주 후까지도 세포안에 남아 있었는데, 그 숫자는 초미세입자보다 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 입자 이동경로를 생체 내에서 장시간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해 생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는 비교적 안정한 모델입자로 진행됐다. 실제 체내에서 분해돼 독성을 일으키는 탄화수소류 미세먼지가 주입되는 경우 인체 내 각 장기와 면역시스템에 미치는 독성과 이로 인한 질병의 유발 및 면역시스템 교란 등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이번에 만든 모델물질은 동그란 형태에 입자 크기만 다르게 해 실험했다. 실제 일상에서 접하는 미세먼지처럼 형태를 특정할 수 없거나 흡착된 독성물질이 다른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는 모델물질의 제작 및 활용은 향후 미세먼지가 생체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저감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실리카 기반 초미세입자 제작 및 흡입 후 생체분포 이미징 분석기술'과제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나노과학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Nanobiotechnology'지 온라인판에 12일 게재됐다.
KBSI 박혜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크기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우리 인체기관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라며, “향후 다양한 특성을 갖는 모델물질을 만들어 생체분포패턴에 대한 정보를 라이브러리로 구축할 수 있다면, 지역이나 환경 특성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BSI 신형식 원장은 “기초연은 국내 최고의 분석과학 연구기관으로서, 최근 국가·사회적 이슈인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 및 안전과 관련된 여러 현안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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