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일부러 공격 늦춰' 주장에 "한심하다"

러시아가 일부러 우크라이나 공격을 늦췄다는 주장을 내놓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한심하다”고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앞서 나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을 겨냥해 “한심하다”라며 “전적으로 허구”라고 일축했다.

쇼이구 장관이 같은 날 “공격 속도가 느려지고 있지만, 이는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즉각 반박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거의 3만명의 병력을 잃고 탱크 수천대를 포함한 무기를 상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쇼이구 장관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일부러 전력을 다하지 않은 채 싸운다는 거짓말로 이를 은폐하려 애쓰는 중”이라며 “얼마나 한심한가. 그들이 스스로 이를 깨달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군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수도 키이우에서 패퇴한 뒤 전쟁 석달째인 현재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돈바스 거점이던 스비틀로다르스크를 포함해 도시 3개를 손에 넣었다고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동부에서 전황이 극도로 힘겹다”면서 “이 나라 운명이 아마도 지금 결정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 하면서 세베로도네츠크시, 리시찬스크시가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두 도시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인 마지막 거점이 됐으며, 러시아군은 세 방향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 진격 중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