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저가공세 나선 러시아…밀월관계 이란과 멀어지나

러시아가 액화석유가스(LPG) 저가판매 공세에 나섰다. 미국, 유럽 등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줄이면서 수출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의 대형 고객사를 집중 공략하면서 양국 관계에 파열음이 들린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란 현지 정보를 인용해 최근 러시아가 터키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3년간 가스탱크를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이란에서 가스를 들여온 터키가 러시아와 실제로 손으면 이란의 가스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미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 건성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닛케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은 러시아가 외화 획득을 위해 주요 수출품인 LPG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가스 수출국의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란 LPG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1톤당 약 600~700달러 수준이던 판매가는 최근 450달러까지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란의 주요 고객은 이라크, 터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이다. 러시아는 이 가운데 터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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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따라 핵합의(JCPOA) 복원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이 부족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이란에 부과하던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 3월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 자국과 이란과의 교역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닛케이는 이란이 그동안 러시아에 의존했지만, 이 같은 상황에 초조함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 핵합의는 지난 2015년 이란과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간 체결됐다. 이란이 핵활동을 줄이는 대가로 원유 금수조치 폐기 등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미국이 이탈하면서 러시아·중국이 이란에 한층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