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폭락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흔든 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루나’와 그 기반이 된 ‘테라’ 블록체인이 곧 부활해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테라는 2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terra_money)을 통해 "테라 2.0이 곧 온다"며 "테라 생태계는 압도적인 지지로 새로운 블록체인의 탄생과 우리 커뮤니티의 보전을 요청하며 '제안 1623'을 통과시키기로 표결했다"고 말했다.
제안 1623은 지난 18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표결에 부친 내용이다. 가치가 폭락한 루나와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를 폐기하고 새로운 블록체인과 이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안대로라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고, 새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테라 측이 내놓은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따르면, 루나 클래식과 테라USD를 보유한 사람에게 새로운 루나 토큰을 나눠준다.
새 루나 토큰의 약 35%는 가치 폭락 전 루나 클래식을 보유했던 사람에게, 약 10%는 가치 폭락 전 테라USD 보유자에게 돌아간다. 또 25%는 가치 폭락 후에도 여전히 루나나 테라USD가 있는 트레이더에게 할당된다. 나머지는 테라 커뮤니티의 투자자 풀(pool)에 분배될 예정이다.
당초 이 제안은 한 회원이 올린 테라 리서치 포럼 사전투표에서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다. 특히 ‘개미’로 불리는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이 계획에 반대했던 이유는 새 체인이 만들어지면 기존 루나가 담긴 체인은 회생 계획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고래’ 투자자를 중심으로 새 루나가 분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반발을 샀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사 빌 애크먼 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등 거물 투자자들도 “루나 계획은 전체 가상화폐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블록체인상 거래를 확인하는 ‘검증인’만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며 투표를 강행했고, 결과는 65%가 넘는 찬성표를 받으며 통과됐다. 루나 보유량에 비례해 거버넌스 투표권이 분배되는 방식에 따라 개미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테라는 앞으로 거래소를 통해 이들에게 새 루나 토큰을 분배하기 위해 바이낸스, 바이비트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이르면 27일부터 새 블록체인이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가상화폐 업계에선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테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커다란 신뢰의 상실이 있었다"며 "이미 개발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잘 확립된 플랫폼이 많다. 테라가 이 가운데 성공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