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화성 유토피아 평원에 안착한 중국 로버 '주룽'의 근황이 공개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주룽이 “화성의 먼지 폭풍으로 인해 휴면 모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이 로버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의 최근 동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룽이 격렬한 화성의 먼지 폭풍을 겪고 있음이 확인됐다.
거대한 먼지 폭풍은 로버 동력의 원천인 태양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다. 주룽은 설계 때부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고안했으나, 화성의 먼지 폭풍이 가장 강력해지는 시기까지 견딜 수는 없다.
밤 기온이 영하 100도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겨울도 문제다. 주룽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CNSA는 “먼지가 걷히고 봄이 오는 12월경 깨어나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화성의 먼지 폭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중국 로버뿐만이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 또한 덕지덕지 쌓이는 먼지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나사는 지난 24일 임무 종료를 앞둔 인사이트호가 마지막으로 촬영한 셀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화성 기준으로 1211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에 촬영한 것으로, 태양 패널 등 기체 전체가 먼지로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착륙한 직후인 2018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태양광 패널에 잔뜩 쌓인 먼지로 인해 현재 인사이트의 태양광 충전량은 처음 화성에 도착했을 때의 10분의 1에 불과한 상태다.
나사는 인사이트호가 조만간 지진계를 비롯한 과학 장비를 더는 가동 못 하고 12월경엔 신호가 아예 끊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사가 화성에 보낸 탐사선을 먼지로 잃게 되는 것은 로버 '오퍼튜니티'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태양광 충전으로 동력을 얻는 오퍼튜니티호는 2018년 5월 말 화성 전체를 휘감는 먼지 폭풍이 일자 동력을 아끼기 위해 동면에 들었다가 다시 깨어나지 못한 채 연락이 끊겼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