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MX사업부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는 등 선전했음에도 전격적인 경영진단에 착수한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자체 칩을 바탕으로 아이폰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제조사 역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자칫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최고 경영진의 고개까지 숙이게 한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이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원인 분석이 이뤄진다. 초기 대처의 적절성부터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게 된 배경, 차후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세스 마련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특화 AP+SCM 전반 점검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화는 삼성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일 특단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만을 위한 AP를 만드는 것처럼 삼성도 갤럭시만을 위한 AP를 만들어서 제품 성능 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범용 칩셋인 엑시노스 이외에 갤럭시 스마트폰에 맞춰 특화한 AP 탑재를 통해 성능을 한 단계 개선하고 발열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관련 TF 구성 자체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경영진단 과정에서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됐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공급망관리(SCM) 재개편도 나타날 수 있다. 수익성 극대화를 기치로 최적화했던 SCM 전반을 점검하자는 취지에서다. 애플은 품질이 보장된 협력업체 중심으로 SCM을 구성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공급 물량을 지속 늘리는 SCM 전략을 편다. 삼성은 여러 관련 협력사와 관계를 맺고 시장 상황, 시기별 전략에 따라 협력사 간 공급 물량 편차를 크게 두는 SCM 전략을 취하고 있다.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여러 SCM 전략의 장단점을 파악해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제고…JDM 확대도
주요 시장별 소비 수요와 경쟁 구도에 맞춰 제품믹스도 좀 더 효율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제조사와 사실상 '치킨게임'이 펼쳐지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외주 업체 제조 라인을 활용하는 합작생산(JDM) 도입을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349달러로 애플 941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체 판매량에서 수익성 낮은 중저가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의 급성장으로 사실상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A·M 시리즈 라인업 강화로 중저가 모델 경쟁력을 높였다. 이와 더불어 중동,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갤럭시폰 이용자가 좀 더 상위 모델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적극적인 '업셀링' 전략도 요구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또한 신규 플래그십 라인업으로서 올해 본격적인 실적 반영을 기대하고 있다. 연간 생산 목표는 1800만대까지 늘려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범용 엑시노스외 갤럭시 스마트폰 AP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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