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원자력발전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들이 이르면 이번 주 최종 결과가 확정된다. 양 부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해체 핵심기술 개발을 공동 추진하는 가운데 최종 예산은 기존 예타안보다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원전 업계는 최근 민간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원전 기술 개발이 빨라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독자 SMR 노형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31일 위원회를 열고 예타 심의를 받은 지난해 3분기 예타를 신청한 사업들에 대해 최종 예타 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중 원전 분야 예타 사업은 산업부와 과기정통부가 공동 제출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과 '원전해체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사업' 결과도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KISTEP은 이달 초 두 사업에 대해 각각 2000억원 가까이 삭감된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와 원전업계 등은 최종 예타 예산도 큰 폭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인 예타 절차상 KISTEP이 제시한 안을 대폭 수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원전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 생태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최종 예타 규모에 관심을 쏟고 있다.
원전업계는 두 사업 중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SMR 노형을 개발하기 위한 i-SMR 기술개발사업에 촉각을 쏟고 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의 독자 SMR 노형을 개발해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당초 예타안으로 5832억원을 제시했지만 KISTEP은 최종 예산은 3000억원 후반대 규모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SMR 기술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나라 독자 SMR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 SMR 중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 심사를 완료했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테라파워는 2024년부터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서 SMR 건설 공사를 시작한다. 추후 정부의 내역사업이나 국회를 통해 예산을 반영해서라도 정부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움직이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독자 노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특허 회피 등을 위해 빠르게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전해체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사업' 또한 향후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같은 가동중단 된 원전을 해체하면서 세계 원전해체산업에 진입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업으로 '원전해체연구소'와 '중수로해체기술원'에 쓰일 핵심 장비를 반입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원전해체핵심기술개발사업'을 추진했었지만 예타에 최종 탈락했다. 이번 지난해 예타를 신청한 '원전해체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사업'은 예타는 통과할 전망이지만 KISTEP은 제출 예산 5666억원 중에서 2000억원 가까이 삭감된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제시한 사업 예타안 871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산업부-과기정통부 신청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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