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6월 2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시작으로 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들어간다. 이달 중 최종 인수자 선정 예정으로 앞서 우선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 컨소시엄이 유리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M&A) 매각 공고 및 인수의향서 제출 안내서 배포를 허가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쌍용차 매각은 공고 전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있는 공개 경쟁입찰인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쌍용차는 인수의향서를 6월 2일부터 9일 오후 3시까지 접수한다. 인수제안서 접수 마감은 6월 24일 오후 3시다.
공개 경쟁입찰에서 인수의향자 또는 입찰자가 없거나 KG 컨소시엄보다 더 유리한 인수내용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KG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금액뿐 아니라 자금 조달 현실성 등을 중점 평가한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무산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때문이다. 사모펀드를 비롯한 외부 의존도가 높을 경우 M&A 이후 경영 안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쌍용차는 공고 전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 절차에서도 금액보다 신빙성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을 고려해 KG 컨소시엄을 택했다.
KG 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인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와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PE로 이뤄졌다.
KG그룹은 지난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650억원이고, KG ETS의 환경, 에너지·신소재 사업을 매각해 4850억원을 조달한다. 인수금액은 물론 운영자금 일부도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 외부 의존도가 낮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사모펀드 캑터스PE, 파빌리온PE까지 더해져 압도적 자금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새로운 유력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스토킹 호스 방식 특성상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KG 컨소시엄이 같은 조건으로 수용하면 인수자가 바뀌지 않는다. 출혈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지만 현실성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광림 컨소시엄을 구성한 쌍방울그룹이 본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지만 외부 조달 없이 단기간에 KG 컨소시엄에 버금가는 자금력을 갖추는 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광림 컨소시엄이 KG 컨소시엄과 옛 파빌리온PE 컨소시엄 간 입찰 담합을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낸 가처분 신청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림 측은 공정거래법을 근거로 두 컨소시엄이 연합하는 과정에서 담합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KG 컨소시엄은 지난주 열린 첫 공판에서 쌍용차 M&A 인수조건 제안안내서를 토대로 “잠재적 투자자는 다른 투자자와 정보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안내는 없고, 오히려 잠재적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은 있다”고 반박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