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테라(UST)·루나(LUNA) 사태의 교훈<하>

[블록체인 칼럼]테라(UST)·루나(LUNA) 사태의 교훈<하>

금융감독원 및 금융위원회, 관련 부처가 최근 루나 사태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가상화폐 및 스테이블 코인 관련 규제 동향을 검토하며 관련 법 제정 마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중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 및 국제결제은행(BIS) 등 글로벌 논의 동향을 고려해 가상자산사업자 검사, 제재 등 조직 확대를 통해 디지털자산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시행령 등 하위 규정을 마련하여 법 시행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테라(UST)는 디파이의 높은 이자 수익으로 세계 상위권 시가총액으로 단숨에 성장할 수 있었다. 어쩌면 탈중앙성을 가장한 디파이의 냉혹한 현실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진정한 디파이 프로젝트라면 예치한 가상화폐가 플랫폼에서 일종의 대출 형태가 되어 해당 자산 기반의 실제 수익이 창출되고, 그곳에서 발생한 이자가 지급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를 분석해 보면 디파이의 이자는 실물 가치가 보존되어 있는 자산이 아닌 알트코인으로 지급, 예치된 자산 가운데 일부를 초기 유동성 공금을 통해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에는 유동성이 감소해서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므로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디파이 및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명확한 법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예치 자산 검증 등 라이선스 부여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루나 사태는 가상 자산 전반에 걸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보다는 블록체인이 탄생한 배경과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투자자들이 루나-테라 생태계의 블록체인에 대한 메시지보다는 단순히 높은 시가총액만을 신뢰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정보의 불균형성, 불공정거래, 투자자 보호 제도 미비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규모의 사태가 발생한 결과를 초래했다. 외신에서는 이에 대해 '코인계의 리만브라더스 사태'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고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공정성 확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정보의 불균형성을 해소하기 위해 블록체인 사상에 대한 다각적인 교육제도가 필요하다.

이번 루나 사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가상화폐의 주요 소유 주체가 발행자라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발행 주체가 전체 가상자산 발행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이 시장 내에서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발행 주체 의도에 따라 시장에서 가치가 좌우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이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가장 큰 특징으로 여겨지는 공정성 부문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거나 현재 가상자산 발행 등을 통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사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가상자산 소유와 분배 문제에서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이 소수의 의도에 따라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성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wblee@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