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90% 중단한다.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전쟁자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제 제재다.
31일 주요 외신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인용해 27개 회원국이 이 같은 대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EU는 올해 안에 전면적 수입 중단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등 일부 국가 상황을 감안해 타협안을 마련했다.
이번 수입 중단 조치 대상은 해상 수송 러시아산 원유다. 해상 수송은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한다.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는 석유는 일시적 예외로 취급한다. 하지만 독일과 폴란드가 사용중인 파이프라인은 연내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미셸 상임의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이번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전체 수입량 가운데 3분의 2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무기 비용을 대는 막대한 돈줄에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인용해 지난달 러시아 원유 수출량 가운데 EU가 4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유럽이 러시아 원유산업의 가장 큰 시장이자 고객인 셈이다.
이날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연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U 정상들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하는 한편 3개 러시아 국영 방송사 전파 수신을 막는데도 합의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