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의 송출 수수료가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출 수수료는 일종의 자릿세다. 지상파 채널 사이에 들어가는 S급일수록 값이 올라간다. 올해 S급 채널은 5~10% 인상이 유력하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7개사의 방송 매출 가운데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6.5%에 달했다. 방송 매출 절반 이상을 자릿세로 내는 셈이다. 수수료 비중은 2017년 39.4%, 2019년 49.3%에서 해마다 비중이 높아졌다.
홈쇼핑업체의 영업이익이 해마다 늘면 문제 될 게 없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국내 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은 6109억원으로 전년보다 18%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에서 60%까지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는 황금채널 확보를 위한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LG헬로비전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이 8번으로 전진 배치된 게 현재까지는 유일하다.
홈쇼핑업체는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고객층이던 중장년층이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면서 유튜브·라이브커머스·백화점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이른바 '탈TV' 전략으로, 송출 수수료에서 자유로운 모바일·온라인·오프라인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도 기존 e커머스,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시장에서는 송출 수수료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홈쇼핑 취급액 증감률 등을 고려해 인상 상한선을 산출하거나 송출 수수료 적정 총액을 정해서 이를 토대로 수수료를 분배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정부도 더 이상 뒤짐만 지고 있을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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