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비스포크' 독자 브랜드화에 나섰다. 지난해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선보인 데 이어 스마트워치, 이어폰, 스마트 글라스 등 갤럭시 모바일 기기 전반으로 비스포크를 확대 적용한다. 통합 DX부문 출범에 따른 가전과 모바일 간 시너지 효과가 '갤럭시 비스포크'를 통해 극대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갤럭시 비스포크'(Galaxy bespoke) 영문 표기를 상표 출원했다. 상표권이 적용되는 지정상품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관련 액세서리, 소프트웨어(SW), 콘텐츠와 이어폰,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기기 등을 포함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대표 브랜드인 갤럭시와 프리미엄 가전을 상징하는 비스포크를 묶어 '갤럭시 비스포크' 상표권을 별도로 출원한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와 시장 정체로 위기에 직면한 모바일 사업에서 차별화한 개인 맞춤형 브랜드 전략을 펼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 중저가폰 시장은 중국 제조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샌드위치' 형국에서 상황 반전을 위한 카드로 비스포크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비스포크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비스포크를 선보인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가전'이라는 트렌드를 탄생시키며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지난해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비스포크 에디션을 도입한 갤럭시Z 플립3는 MZ세대와 여성 고객으로부터 폭발적 호응을 끌어내며 옛 CE부문 및 IM부문이 시너지를 창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에 특정 모델에 대한 한정판 에디션 수준을 넘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갤럭시 비스포크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비스포크는 스마트 글라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차세대 디바이스, 콘텐츠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글라스와 NFT, 블록체인 기반 가상상품 등 역시 갤럭시 비스포크 적용 상품으로 지정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신성장 사업으로 지목한 메타버스 분야 역시 갤럭시 비스포크와의 연계 가능성이 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일 “비스포크 갤럭시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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