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지방선거는 일부 지역에서 박빙을 펼쳤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20여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여당의 승리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여당 승리는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점에 국민이 '정권 견제'보다 '정권 안정' 바람이 강함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새 정부가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국민 모두의 '잔치'가 끝났지만 윤석열 정부 앞에 펼쳐진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먼저 1일 발표한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5월 수출은 역대 월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에너지 수입액이 이를 크게 상쇄했다. 실제 지난달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14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4%나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고, 여기에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제조업 상황도 어렵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5.0(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설비나 인력 등 조업 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나타낸 지수다. 그만큼 우리 제조업의 성장 동력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촉발된 금리 인상은 가계를 압박할 가능성이 짙다. 최근 몇 년간 '영끌'로 집을 산 세대와 소상공인에게는 큰 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선거로 동력을 얻은 새 정부가 짊어져야 할 과제다. 정부는 어려운 경제를 되살릴 기업 정책을 펴야 한다. 낡은 규제를 허물고 대·중소기업이 글로벌 난국을 상생하며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