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의 주요 격전지로 꼽힌 경기와 충청권 판세는 국민의힘을 향해 기울었다. 대전과 세종 등 일부 지역에서 근소한 격차를 보이기는 했지만, 정권교체 바람과 출범 초반인 새 정부에 대한 지지력이 더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방선거 투표 종료 후 지상파 방송3사가 1일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른바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석권을 예상했다.
◇세종·대전 등 민주당 강세 지역도 뒤집혀
2014년 출범 이후 줄곧 더불어민주당이 석권을 이어온 세종시는 대표 격전지로 주목받았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전 국민의힘 후보도 세종시에선 득표율 50%를 넘긴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한 곳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각각 역임했던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결과 최 후보가 소폭 앞섰다. 그동안 민주당이 뚜렷한 강세를 보였던 세종시가 이번 선거에서도 그 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윤 정부에 대한 기대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표심은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또 다른 주요 격전지 대전에서도 국민의힘이 결국 앞섰다.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허태정 민주당 후보를 초접전 끝에 근소하게 앞서 박빙 판세 예측 속에서 웃었다.
충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특별 고문이었던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질렀다. 투표에 앞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표심은 '문심'이 아닌 '윤심'을 향했다.
충남에서도 원내대표 선거 출마 대신 충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 양승조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격전지 충청 등에서 '국정안정론' 힘 실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충청이 민주당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약진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내리 3선을 하기도 한 충북의 전례 등만을 반영해 민주당 강세 예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격차는 계속 좁혀졌다.
이는 대선 패배에 이어 민주당이 새 정부를 향한 기대감을 넘어서지 못함과 동시에 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은 중앙정부 심판론을 앞세웠지만 충청권에선 국민의힘이 내세운 국정안정론과 지방정부 심판론이 표심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청권 외 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후보 간 오차범위 내 초접전 끝에 김은혜 후보가 앞섰다.
11시 기준 개표가 20.10% 진행된 가운데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현황에 따르면 개표율 20.10% 기준 김은혜 후보는 58만8807표(50.86%), 김동연 후보는 54만4151표(47.00%)를 얻었다. 두 후보 간 표 차는 4만4656표(3.86%포인트)다.
이어 강용석 무소속 후보 1만1917표(1.02%), 황순식 정의당 후보 8089표(0.69%)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앞서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김은혜 후보 49.4%, 김동연 후보 48.5%로 각각 예측했다. 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김동연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후보 맞대결로 '대선 연장전' 양상을 보이며 관심이 주목됐다. 그 결과 대선과 동일하게 근소한 격차로 국민의힘이 승리가 예측된다.
결국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와 충청 성적표는 중도층을 포함한 민심 향배를 엿보는 풍향계 역할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윤 정부 국정운영이 순풍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대전=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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