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사업에 역대 최다인 60여개 기업이 신청했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작년보다 보조금 예산이 두 배 이상 늘면서 보조금 확보 전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대기업이 기존 충전사업자를 인수 또는 지분 투자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충전기 운영 숫자 늘리기 위한 사업자 참여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추진하는 올해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사업자 선정 공모에 60여개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작년 충전사업자 33개보다 두 배 많은 수치로 2013년 정부 보조금 사업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다. 올해는 홈앤서비스, 나이스그룹, 파킹클라우드 등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대기업이 신규로 참여했다.
환경부는 이들 보조금 사업을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충전기 설치 실적 등 기업 평가를 통해 이달 10일 전후 25개 기업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60여개 참여 기업 중 25개 기업만 보조금 사업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선정된 25개 기업은 5개 등급별로 나눠 보조금 물량을 차등 배분하게 된다. 최고 등급의 경우 2000~3000기 충전기 물량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환경부가 확보한 올해 충전기 보조금 사업 예산은 작년도 2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05억원이다. 정부는 올해 약 3만5000기의 완속(7·11㎾급) 충전기를 전국 아파트 등 공동시설에 보급한다. 올해 완속 충전기 보조금은 장소별 설치 물량에 따라 평균 120만~140만원을 지원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가 보조금이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충전기 보급 정책을 선착순에서 평가제로 전환해 충전서비스 품질이나 사후관리가 이전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평가는 실제 충전기 운영 상태가 아닌 충전기 설치 숫자나 콜센터 운영, 기업 경영 상태 등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가 2.6대로 조사됐다. 숫자가 낮을수록 충전시설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 대상국 30곳 가운데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15.5대), 전 세계 평균(9.5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7.2대)보다 훨씬 낫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