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의 국회 출근길… 이재명 '지각' vs 안철수 '실용·개혁'

이재명 '국민의 뜻' 강조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
안철수 '정당 혁신' 부각
"이념 지향 벗고 약자 품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의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의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나란히 국회로 출근했다. 이 의원은 월요일 아침 교통체증에 고생했고 안 의원은 실용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818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45분가량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시간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뒤 “수도권 서부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충직한 일꾼이자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출근길을 통해 의정활동에 대한 각오를 다졌지만 사실 당내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현재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두고 이재명·송영길 등판론을 꺼내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듣는 중”이라며 “정치에서는 국민과 당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이 의원이 관여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당과 당원이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아직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느낀다”면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당선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지 5년여 만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해 의원실에 명패를 달고 있다. 연합뉴스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당선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지 5년여 만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해 의원실에 명패를 달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도 이날 오후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435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당은 혁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질적 병폐인 낡은 이념 지향적 정당에서 탈피하는 게 중요 과제”라며 “사회·경제적인 약자들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서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을 수 있는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3선 중진으로 올라선 안 의원은 실용도 강조했다. 그는 “머릿속 생각이나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다. 현실에서 직접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고민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 중인 '당권 도전'과는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사람들을 만날 생각은 있지만 그게 당권과 관련한 건 전혀 아니다”면서 “함께 싸워왔지만 국민의힘 속에서 (나는) 신인이다. 새롭게 정치를 시작할 때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람을 만나는 건 의정 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