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메타버스 비전 '카카오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기존 지인 기반 메신저 서비스를 넘어 이용자를 관심사로 연결하는 '오픈링크'가 골자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3D 가상공간 '컬러버스' 서비스 등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도 제시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카카오 유니버스'는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가 관심사를 기반으로 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남궁 대표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하며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소통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창작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카카오의 꿈”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스 연결고리인 '오픈링크'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링크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취미와 장소, 인물 등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이용자가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도 대대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카카오는 하반기 프로필 개편을 진행,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스스로를 다채롭게 표현하고, 펫을 키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멀티페르소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텍스트 위주였던 카카오 서비스를 가상현실(VR) 영역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이 'KoGPT'와 '칼로(Karlo)' 등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형 AI'와 '대화형 AI' 등 두 가지 기능을 준비 중이다. 상호작용형 AI는 얼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페이스 리타깃팅'과 또 다른 자아를 구현할 수 있는 '뉴럴 렌더링'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대화형 AI는 가상 인물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기 웹툰을 데이터로 삼아 주인공의 성격과 가치관, 말투, 뉘앙스를 지닌 AI를 만들어 준다. 사용자는 이를 이용해 웹툰에 나오는 가상 인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카카오는 이런 카카오 유니버스의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간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B2C2C 생태계'도 구축한다.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한 콘텐츠로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도록 수익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3D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서비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컬러버스는 모바일과 온라인 생태계를 넘나들며 누구나 쉽게 들어오고, 즐기고, 창조하는 메타버스 공간이다.
남궁 대표는 오는 7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메타버스 근무제'와 이날 발표한 '카카오 유니버스'와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근무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공간에서 동료와 항상 연결돼 온라인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해나가는 근무 방식을 발표했으나 과도한 감시로 인한 자율성 부재로 논란이 일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