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음악을' 뮤지컬 볼륨업

'K-팝 한류'가 대명사가 된 요즘, 음악이 주는 호흡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라이브 무대가 뮤지컬 형태를 빌어 대중을 찾고 있다. 바로 뮤지컬 '볼륨업'이다.

뮤지컬 볼륨업 중 한 장면.(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중 한 장면.(사진=에이비엠씨 제공)

오는 8월7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G층 서울숲씨어터 1관에서 상연중인 뮤지컬 '볼륨업'은 창작뮤지컬이라는 장르 속에서 라이브 밴드 사운드의 다양한 변주와 소통력을 심어놓은 작품이다. 최근 무대로 직접 마주한 뮤지컬 볼륨업은 홍경민(구상만 역)·세븐(김은수 역)·김정모(타미킴 역)·오아랜(정채은 역)·강민석(강철봉 역)·김성수(배이수 역)·맹상열(멀티남)·채시현(멀티녀) 등의 당일 라인업 배우 하나하나가 관객과 함께 빛나는 라이브무대로 승화된 모습이었다.

◇'여전한 무대소화력' 세븐·홍경민, '팔색조 감성컬러' 오아랜

뮤지컬 볼륨업 속 구상만 역으로 연기중인 홍경민.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속 구상만 역으로 연기중인 홍경민.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은 가수 홍경민이 프로듀싱한 작품으로, 밴드 '브랜 뉴 웨이'를 상징으로 한 '라이브밴드 부활기' 스토리라인을 자연스러운 음악공연 릴레이로 비춘다. 음악공연이 주가 되는만큼, 그를 이끄는 핵심 보컬멤버 3인 세븐과 홍경민, 오아랜의 활약이 크게 돋보였다. 홍경민은 무대 위 배우로서 특유의 재치를 더해 스토리를 이끌며, 극 초반 어쿠스틱송부터 김정모와의 듀엣기타, 커튼콜의 '흔들린 우정' 밴드버전까지 '한국의 리키마틴' 다운 다양한 감성무대를 선보였다.

뮤지컬 볼륨업 속 김인수 역으로 연기중인 세븐.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속 김인수 역으로 연기중인 세븐.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세븐은 당대를 대표하는 하이틴 스타급의 퍼포먼서이자 뮤지션답게, 감성발라드, 밴드사운드, 듀엣까지 폭넓은 보컬매력을 캐릭터호흡과 함께 선보였다. 이들의 무대는 '현재진행형' 레전드 그대로를 보여주는 듯했다. 오아랜은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부담에도, 은은하면서도 담백한 재즈컬러의 보컬과 수준급 피아노 실력을 바탕으로 스토리라인에 걸맞은 다양한 감정을 꺼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볼륨업 속 정채은 역으로 연기중인 오아랜.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속 정채은 역으로 연기중인 오아랜.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특히 어머니(채시현, 멀티녀)와의 갈등과 화해를 표현한 '엄마가 딸에게(원곡 양희은)' 무대의 감동과 함께, 극 중 은수(세븐 분)과 사랑장면에서의 산뜻한 솔로보컬, 뜻하지 않은 이별 속 세븐과의 듀엣 등 담백하면서도 차분하게 감도는 오아랜표 음악매력이 두드러지게 비쳤다. 보컬들의 재기발랄 모습은 트랙스 전 멤버이자 솔로로도 활약 중인 기타리스트 김정모를 비롯해, 베이스 강민석, 드럼 김성수의 든든한 사운드바탕에서 크게 빛을 발했다.

뮤지컬 볼륨업 무대중인 오아랜과 세븐.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무대중인 오아랜과 세븐.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깨알 패러디·현실공감 포인트, 라이브무대의 볼륨업

'볼륨업'의 또 다른 포인트는 패러디와 재치였다. K-팝 대세를 이야기하는 건물주의 방탄소년단·에스파 패러디부터, 오디션 참가자의 세븐 대표곡 패러디, 구상만(홍경민 분)의 '흔들린 우정' 퍼포먼스 연습 등 맹상열·채시현 등 멀티롤 배우들의 패러디는 깨알재미와 함께 극적 몰입도를 환기했다.

뮤지컬 볼륨업 출연중인 김정모.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출연중인 김정모.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배이수(김성수 분)가 펼치는 '~이수' 아재개그나 에필로그 신 중 2000년대 밴드 Y2K 멤버 유이치의 음이탈 실수를 따라하는 등 투덜대는 타미킴(김정모 분)의 모습 또한 현재와 과거를 잇는 '뉴트로형' 개그재치로 느껴졌다.

뮤지컬 볼륨업 출연중인 김성수, 강민석.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 출연중인 김성수, 강민석.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현실공감 포인트는 '볼륨업'이 지향하는 라이브 가수의 목소리를 보여주는 듯 보였다. 라이브밴드를 한다며 핀잔을 주는 건물주나 과거 연습생계약을 미끼로 행동을 제약하는 소속사 사장, 정채은(오아랜 분)에게 밴드 대신 클래식을 강요하는 채은 모(채시현, 멀티녀) 등 업계는 물론 뉴스나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음악계 핵심논제들을 가감없이 지목하는 점은 라이브 밴드 가수가 하고 싶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을 그들의 역량에 실어 직접 보여주는 듯 했다.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사진=에이비엠씨 제공

뮤지컬 '볼륨업'은 아이돌 퍼포먼스 중심 K-팝 한류가 보여주는 다양한 기록 랠리 이면에, 글로벌 롱런히트의 원동력이자 음악 본연의 가치인 공감을 이끄는 라이브 밴드를 글로벌 단위에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시각의 '종합형 K-컬처 명작'으로서의 모습을 띠고 있다. 뮤지컬 '볼륨업'은 오는 8월7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G층 서울숲씨어터 1관에서 상연된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