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의 충전 포트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EU 의결기구인 유럽의회는 2024년 가을까지 EU로 수출되는 모든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카메라 등 모바일기기의 충전포트를 USB-C로 통일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케이블을 통해 충전 가능한 휴대전화, 태블릿, 전자책 단말기, 디지털카메라, 헤드폰, 헤드셋 등은 제조사에 상관없이 USB-C 타입 포트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휴대용 컴퓨터도 이 규정 발효 후 40개월까지 요건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의회는 해당 조치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구매할 때마다 다른 충전 기기나 케이블을 구매할 필요가 없고, 모든 중소형 휴대용 전자 장치에 하나의 단일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는 EU 내에서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에 매년 2억5000만유로(약 3356억원)가 쓰이고 있으며, 폐기되거나 미사용된 충전기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연간 약 1만1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합의가 발효되려면 앞으로 EU 회원국들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또 이 규정 시행 전 시장에 나온 제품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AFP 통신은 EU가 인구 4억5000만명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USB-C 타입을 표준으로 하는 것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부분의 제품에 USB-C 타입 연결 장치가 아닌 독자적인 충전 케이블을 사용하는 애플은 EU가 지난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자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이며 부당하다면서 반발해왔다.
애플은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업계가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어떠한 직접적인 규제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