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의 USB-C타입 탑재가 가시화됐다. 유럽연합(EU)이 모바일 기기 충전 포트를 공통표준으로 단일화하는 법안을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다. 8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신규 공급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 충전 규격을 USB-C타입으로 통일하기로 의결했다. 향후 유럽의회와 올해 말 유럽이사회 승인을 거쳐 법안이 확정되면 모든 전자기기 제조사는 2024년부터 유럽 내 제품 판매를 위해 C타입 충전포트를 의무로 적용해야 한다.
법안에 명시된 충전기 표준화 대상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헤드폰, 비디오게임 콘솔 등이다. 스마트워치 등 크기 문제로 C타입 탑재가 어려운 소형 기기는 예외다.
EU는 모바일 기기 충전포트 통일이 소비자가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여 연간 최대 2억5000만유로(약 3355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1만1000톤에 이르는 전자 폐기물 발생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법안 제정 여부에 가장 예민하게 촉각을 기울이는 제조사는 애플이다. C타입을 받아들인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와 달리 애플은 아이폰에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했다. 충전 포트 통일이 기존에 보급된 라이트닝 커넥터 폐기를 유발, 환경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EU가 2011년에 모바일 기기 충전기 표준 통일을 추진한 이후 지속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하지만 올해 법안이 통과되면 애플 역시 유럽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아이폰에 C타입을 적용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궈밍츠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 등 애플 소식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미 C타입 아이폰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르면 내년 C타입 충전 포트를 탑재한 아이폰15을 선보일 가능성이 짙을 것으로 관측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
박정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