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되며 유럽·미주 등 비풍토병 지역에서 확진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미디어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비풍토병 지역 29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1000건 넘게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원숭이두창이 비풍토병 지역에도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는 한편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보이는 의심환자는 집에서 격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비풍토병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에 따른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증상이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중·서부 아프리카에서는 풍토병화된 질병이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감염사례가 보고된 이후 유럽·미주·중동·호주 등 비풍토병 지역에 확산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올해에만 1400여 건의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66명에 이른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공기로 전파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보건·의료 종사자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기 전파 가능성을 시사하며 원숭이두창 등 질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을 올렸다가 6일 오후 돌연 삭제했다.
이에 대해 CDC는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원숭이두창 관련 여행 건강 안내문에서 마스크 권고 내용을 삭제했다"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혼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입자가 상대적으로 큰 원숭이두창은 비말 감염될 수 있지만, 코로나19처럼 에어로졸 형태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마스크 착용 지침에 혼선을 빚는 모습이 코로나19 초기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