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0년 간 일반인은 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 문이 열린다. 9월 임시개방을 앞두고 미군 장군들이 살았던 숙소와 축구장 등이 있는 스포츠필드 등 1.1㎞ 구간이 10일 시범 개방된다.
10일부터 단 열흘간 하루 2500명만 찾을 수 있는 용산공원을 지난 7일 먼저 방문했다. 용산공원 방문의 첫 걸음은 대통령실과 가장 가까운 용산공원 14번 게이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번에 개방되는 구역은 장군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 등이다. 주택과 병원, 약국, 학교까지 미군들이 생활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환경오염 논란을 의식한 듯 오염지역을 피해 국토교통부는 미군과 그 가족들이 생활했던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방했다.
14번 게이트를 통과해 용산공원에 들어가면 미군 장군들이 머물렀던 주택단지가 나온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길 옆으로 1959년 지어진 단층 주택들과 나무전봇대를 보면 용산공원에서는 시간이 멈췄던 느낌이 든다.
주택단지를 지나면 대통령 집무실이 멀리 보이는 남측 구역에 도착한다. 새로운 정부를 뜻하는 걸개가 드리워진 집무실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다. 10일에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국민을 맞이할 예정이다. 탁 트인 풍광을 보며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0일부터 카페와 벤치 등을 마련해 방문객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5월 말 시범개방을 하고 준비 부족을 이유로 시범개방일정을 늦췄다. 용산 미군기지 토양·지하수 오염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도 일었다. 오는 9월에는 40만㎡에 달하는 공간을 임시개방할 예정이며, 오염 위험이 있는 곳은 피복 등 임시 저감조치를 한 후 개방한다. 지난 해 개방된 곳까지 포함하면 미군이 반환하는 243만㎡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국민 품으로 돌아온다.
김복환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은 “이번 시범개방은 9월 임시 개방에 앞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면서 “헬기나 특수 차량 등 대통령 경호 장비도 전시하고 선착순으로 대통령실 앞뜰을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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